
마지막 교실, 잊혀진 시간 속으로—폐교에서 만난 감성 예술 공간
여행일: 2022년 6월 어느 맑은 날 (햇살 가득, 마음도 따뜻해짐)

"여기 혹시 공포 전시인가요?"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안에는, 두근두근하는 감성과 따뜻한 추억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니가타현 도카마치 시의 조용한 시골 학교—
이곳은 폐교 전체가 현대 미술 작품으로 변신한 ‘마지막 교실’ 이라는 설치예술입니다.
“거기 누구 있나요?” 입구에서 조용히 속삭여봤다

어두운 복도, 나란히 놓인 책상과 의자들.
칠판에는 빽빽이 적힌 분필 글씨…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은 마치 내 어린 시절 기억이 그 자체로 전시된 느낌이었어요.
교실 안에는 수많은 '아이들'이 앉아 있었다

하얀 조각상 아이들이 교탁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
처음엔 소름 돋았지만, 이내 그것이 ‘추모’와 ‘존중’이라는 걸 느꼈어요.
예술은 참 묘하죠. 무섭기도, 따뜻하기도.
교무실, 음악실… 모든 공간이 예술로 변했다

과학실의 현미경은 오브제가 되었고,
텅 빈 음악실에서는 피아노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고요함이 퍼졌어요.
사람이 있었던 흔적, 기억의 잔재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답니다.
체육관은… 기억이 홍수처럼 밀려드는 곳

천장이 높은 체육관에 발자국 소리만 가득.
그게 너무 리얼해서, 옛날 운동회나 조회 시간들이 떠올랐어요.
바닥에 그려진 기묘한 선들은 마치 '기억의 지층' 같았어요.
쌓이고 쌓인 아이들의 시간이, 지금도 여기에 머물러 있는 듯했죠.

대지의 예술제 속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였던 '마지막 교실'.
공포가 아닌 ‘기억’과 마주하는 장소였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올려다본 파란 하늘과 학교의 그림자가 겹쳐져서
잊고 있던 내 어린 시절에게 작게 인사를 건넸던 기분이었어요.